yestoday

독후감

일요일 아침. 잠에서 깨 한 시간정도 침대에서 뒹굴며 휴대폰을 만지다 이렇게 늦장을 부리는 게 더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에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양치를 하고, 물을 한 잔 가득 떠온 뒤 삼분의 일 정도 남은 정세랑의 에세이를 집어들었다. 유월이 가기 전까지 꼭 완독하리라 다짐했기 때문에 조금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교회에 가기 전에 마저 다 읽고 조...

1. 생일 -5월 2일 2. 폰 배경화면 3. 폰 기종 -아이폰 XS 4. 최근 관심사 -엔시티드림의 컴백 -여름임박과 다이어트 -여름옷 -망넛이네 찹싸루니가 너무 맛있어서 더 살까말까 -밀가루를 어떻게하면 덜 먹을 수 있을까 5. 좋아하는 가수 -엔시티드림 -엔시티127 -아이유 -백예린 -콜드 -크러쉬 -핑크스웨츠 -검정치마 -wham! -sara ba...

필사

14p 배가 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밥이 먹고 싶어질 때가 있는 것처럼, 멀리 나가다보면 원하지 않던 곳에 다다르더라도 더 멀리 나아가야만 하는, 그런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먼 곳에서 더 먼 곳으로 갈수록,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이 더 비참한 느낌이라는 걸, 따뜻한 이불이 포근하고 좋아서 무서워지는 순간이 있다는 걸,...

산소통도 없이

애를 써도 붙들 수 없는 관계가 있다. 아니, 아마 대부분의 관계가 그렇다. 애초에 사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보이지 않는 마음을 드러내 비추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 나는 그저 내 곁으로 와준 사람들을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동경했다. 마음을 다해 응원했고, 그들의 건강과 안녕을 빌었으며 때론 나보다 더 행복하게 해달라고 기...

고마운 사람들에게

이번 달 들어 책을 참 많이 읽었다. 무엇을 읽었냐 묻는다면 [습관의 말들 / 김은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우울보단 낭만이기를 / 최형준] [희랍어 시간 / 한강]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이렇게 다섯 권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이제니 작가의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를 읽는 중이다. 어쩌다가 구 월이 다 가기도...

빼앗긴 가을

날씨가 추워져서 털 달린 후드집업을 꺼내입었다. 난 집에서라면 반팔 반바지가 디폴트인 사람이라, 긴 팔 꺼내입을 생각은 못하고 털후드부터 꺼냈다. 엄마가 대체 왜 그러고 다니냐고 했지만... 털 달린 게 부드럽고 따뜻하기 때문에 딱히 고집을 꺾을 생각은 없다. 지금도 수업 듣기 싫어서 털후드 입고 이렇게 끄적거리고 있는데 옷도 포근한 데다가 공부 안 하고 ...

feel so high

어제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운동을 한 후 씻고 바로 곯아떨어졌다. 평소 그렇게 에너지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만큼 딱히 한 가지 일에 지칠 정도의 열량을 소비하지 않는 편이라 눕자마자 잠드는 경우는 드문데, 어제는 왠지 모르게 휴대폰으로 물소리 ASMR을 듣다가 알지도 못하는 새에 잠에 들었다. 잠에 들기 위한 수십 번의 뒤척거림 없이도 노력 없이 잠에 들 ...

아침 문안인사

어젯밤엔 열두 시가 되기도 전에 잠이 들었다. 일주일 동안 써야지, 써야지 하고 미뤄뒀던 소설을 오천 자가 넘도록 쓰고 나니까 마음과 긴장이 풀린 탓인 듯했다. 덕분에 오늘 아침에 눈을 떴을 땐 여섯 시 반이었고, 일찍 눈을 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껏 감사하며 몸을 일으켰다.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할까, 나가서 한 시간 정도 걷고 올까 잠깐 ...

어렵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교육받을 일이 있어 잠깐 센터에 들렸다가 시간이 나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좋은 시간을 보냈다. 고양이 두 마리도 보고 먹고 싶었던 두찜 로제찜닭도 먹었다. 오늘 필요 이상으로 음식을 좀 많이 먹긴 했지만 대신 내일 클린한 식단으로 조절해주자 생각하며 편하게 즐겼다. 친구들에게 줄 커피를 사려 카페에 들렸는데 일하시는 분이 마스크를 쓰셨는데도 잘생기셔서....

한 절의 여유

대자연의 날은 소리소문도 없이 다가온다. 아니 정확히는 휴대폰에 저장된 여러 개의 캘린더에서 티를 내주고 있긴 했지만 그런 것 치고는 내 몸은 며칠 내내 놀랍도록 개운했기 때문이다. 그날이 날짜 딱 떨어지게 돌아와 준다는 점에서 내가 건강하다는 증거이기에 고맙긴 하나, 그렇다고 고마워만하기엔 너무 힘이 든다. 오늘은 아침에 몸을 일으키는 것부터가 힘들었다....

작은 아씨들(2019)

조 마치와 같은 멋진 여성이 되고자 하는 결심을 다지며 노트북을 닫았다. 책이 찍혀 나오는 장면, 그리고 조가 품에 결국 자신의 책을 안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화가 났던 장면은... 에이미가 조의 소설을 불태웠을 때... 사실 전반적으로 조 마치에 너무 이입하여 본 나머지 에이미의 행동 하나 하나가 너무 이해 안 되고 짜증나고 얄미웠다. 그리고 솔직...

마음에 관하여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온전히 마음을 지켜내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한 번 무너진 마음을 세우는 데 전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지만 그건 결국 자주 무너져 봤다는 증거다. 나는 이제 무너졌을 때 어떻게 일어나야 하는지 알지만, 더이상 그 일으킴에 어느 정도 이상의 기운과 열정을 내지 않는다. 눈을 뜨고 있기에 별 생각 없이 본 장면 속에서 난 때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