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자는 말을 들었을 때 처음 든 마음은 '걱정된다' 였다. "어떡하지" 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왔을 정도로 나는 이 시작에 불안을 느꼈고 집에 온 지금까지도 고민되는 마음을 지울 수 없다. 내가 책임감이 강하지 않았더라면 이만큼 오지도 않았을 테니까. 5년 만에 내 앞에 나타난 멀쩡한 남자는 듬성듬성 포장된 파란색 안개꽃을 내밀며 수줍게 웃었다. 그러면서...
글을 쓴지 너무 오래되었다고 생각한 것은 비단 최근의 일은 아니다. 흰색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산문집을 읽는다. 바람이 맞고 싶어 창문을 열었는데 바람 대신 여러 소리가 들려온다. 도시 asmr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책에 더 눈을 붙여보려 했지만 왼쪽 귓전을 때리는 차가 지나는 소리, 사람들이 잔을 부딪히는 소리, 젓가락이 테이블 밑으로 떨어지는 소리,...
이십 대의 한복판을 지나며 내가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최대의 관심사는 두 가지다. '어떻게 하면 기립근과 복근을 기를 수 있을까.', '뭐 재미있는 일 없을까?' 내가 이런 말을 했더니 친구는 자못 놀라워하며 네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니 답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변하고 있다. 긍정적인 쪽인지 부정적인 쪽인지 당장은 알 수 없다. 확실한 ...
3월 10일. 새벽 네시까지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마음을 졸였다. 가세연은 8시간에 걸쳐 개표를 방해했다. 온갖 부정의 물결 속에 개표는 막을 내렸다. 20대 대선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윤이 당선되었다. 그는 후보에 오를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세상은 더이상 상식으로 굴러가지 않는가보다. 혐오로부터 시작된 불씨가 작은이들의 세상을 집어삼켰다....
별거 없는 공간인데 가끔 구독을 해주시는 분들이 생겨 드문드문 계정에 접속하게 된다. (감사합니다. 언젠가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은 저로선 누군가 제 글을 읽고 있다는 사실이 아주 작게 나마 위로가 되곤 합니다.) 작년 말, 미국에 갈 계획이라고 적었던 일기를 마지막으로 약 5개월이 흘렀다. 11월은 회사 생활을 마무리하며 곧바로 컴퓨터활용 시험준...
이 계정에 마지막 글을 남긴 지도 어언 삼 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마음 잡고 글로 속풀이 할 여유도 체력도 없어 방치해 두었던 계정인데, 엊저녁 씻고 나와 내일은 뭐라도 한 자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출근 하고서 계정에 로그인 했다. 요새 나는 그저 그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원래도 감정의 고조가 크지 않지만 평소가 0과 3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스스로를 오래 알아주지 않으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괜찮지 않은 일들에 괜찮아져선 안된다. 힘이 들 때 즉시 멈춰 서 나를 돌보고 안아주는 일이 필요한 건 이 때문이다. 나는 크고 작은 일들에 연연하지 않는 성정을 타고났다. 어쨌든 지나가겠지, 어떻게든 되겠지 그리고 난 분명 해내겠지와 같은 마음으로 성인 전기를 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지나...
일요일 아침. 잠에서 깨 한 시간정도 침대에서 뒹굴며 휴대폰을 만지다 이렇게 늦장을 부리는 게 더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에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양치를 하고, 물을 한 잔 가득 떠온 뒤 삼분의 일 정도 남은 정세랑의 에세이를 집어들었다. 유월이 가기 전까지 꼭 완독하리라 다짐했기 때문에 조금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교회에 가기 전에 마저 다 읽고 조...
동네 스타벅스의 통유리창 앞에 앉아 정세랑 에세이를 읽는다. 사실 난 책상이 낮고 의자의 쿠션이 지나치게 푹신한 자리에 즐겨 앉는 편은 아니지만 에어컨 바로 밑에 앉아 지금처럼 덜덜 떨며 책을 읽다간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 신세를 면치 못할 것 같아 옮긴 거다. 옮기고 나니 한결 편안하다. 온도도 적당하고. 건너편에 앉은 사람과 멋쩍게 눈 마주칠 일도 ...
시공간을 향유하다 그렇게 문득 떠오르는 잔상들. 음지는 시원하고 양지는 뜨거운 그야말로 초여름. 오후 두 시의 따가운 햇발을 받다가 이전에 봤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떠오른다. 카페에 앉아 무심코 바라본 맞은 편 창문 초록색 이파리의 기분좋은 움직임이 내 눈에 걸린 거다. 더불어 태양 빛이 물체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순간까지도. 그걸 보자마자 턱, 하고 한 가지...
1. 생일 -5월 2일 2. 폰 배경화면 3. 폰 기종 -아이폰 XS 4. 최근 관심사 -엔시티드림의 컴백 -여름임박과 다이어트 -여름옷 -망넛이네 찹싸루니가 너무 맛있어서 더 살까말까 -밀가루를 어떻게하면 덜 먹을 수 있을까 5. 좋아하는 가수 -엔시티드림 -엔시티127 -아이유 -백예린 -콜드 -크러쉬 -핑크스웨츠 -검정치마 -wham! -sara ba...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그런 마음으로 눈을 감았고 눈을 떴다. 온 세상이 먹구름으로 뒤덮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런 날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자주 겪지 않는 감정을 소화해내는 일이 어렵다. 우울을 멎게 하는 방법을 이제는 다 익혔다고 생각했는데 다가오는 불안이 늘 처음의 것과 같아서 매번 새롭게 아프다. 피하는 법을 몰라 사람들은 ...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